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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LP

데이브레이크 (DAYBREAK) -SPACEenSUM LP (2020)

by 음악수집가 202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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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레이크 (DAYBREAK)  -SPACEenSUM LP (2020)

데이브레이크 (DAYBREAK) -SPACEenSUM LP (2020)

미세한 소리의 공기들이 하나로 투영되는 순간, 공간(SPACE)과 합(SUM)이 빚어낸 1시간의 전율.

데이브레이크(daybreak) 세 번째 앨범 [SPACEenSUM](스페이스앤썸).

데이브레이크의 진화, 그리고 미래를 향한 청사진 [SPACEenSUM](스페이스앤썸) ‘좋다’, ‘팝콘’, ‘들었다 놨다’의 연이은 히트, 2010년 정규 2집 [aurora]를 통해 보여준 긍정의 에너지, 단독 콘서트 매진 퍼레이드, 페스티벌 MVP 수상, 민트페이퍼 올해의 아티스트 선정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실력에 걸맞는 대중성까지 자리매김한 밴드 ‘데이브레이크(daybreak)’가 약 2년 여 만에 정규 3집 [SPACEenSUM](스페이스앤썸)을 공개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SPACE)과 그 곳을 채우는 사람들의 합(SUM)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SPACEenSUM]은 오로지 데이브레이크 네 멤버의 목소리와 사운드에만 집중한 앨범으로, 지금까지의 작품 중 가장 솔직 담백한 면모뿐 아니라 멤버간의 균등한 참여에 성취까지 담은 결과물로 빼곡히 채웠다.

[SPACEenSUM]에서 말하는 SPACE는 표면적으로는 공간의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그 곳에 있는 우리 모두를 의미하기도 한다. 나의 공간과 너의 공간이 만나는 곳이 SUM이고 삶이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필요한 소통의 교집합을 바로 [SPACEenSUM]로 묘사한 셈이다.

곡을 만드는 순간부터 편곡, 믹스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충실하게 [SPACEenSUM]의 의미에 집중하여 제작된 이번 앨범은 악기 사용과 더빙을 최소화하면서 공간감을 살리고 여백의 미를 표현하였다.

공간이 만들어내는 느낌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곡을 만드는 사람과 듣는 사람 각자가 나름의 상상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SPACEenSUM]이 담고자 한 미학이다.

음악에서 빈 느낌이라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던지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앨범의 사운드는 담백하면서도 매우 촘촘하게 다져졌다.

이는 멤버들이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로 생각한 합(SUM)을 잘 이끌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즉, [SPACEenSUM]은 데이브레이크 네 명의 철학이 담겨있는 언어이자 음악이고, 그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말해주는 앨범이다.

‘라이브와 연주의 절대강자’, 내면의 깊이까지 탑재하다 ‘라이브의 최강자’, ‘각 파트별 최고의 연주자’, ‘강하고 찌릿한 여운’, ‘따뜻하고 인간적인 기운’, ‘대중 친화적인 팝 사운드’. 지금까지 데이브레이크를 수식해온 이 수많은 문구들은 분명 그들을 밴드 시장의 간판 타자로 단 시간 내에 성장시킨 원동력이자 순기능의 요소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지난해부터 서서히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2011년 4월 도발적인 비트의 ‘Mr. Rolling Stone’를 시작으로 6월에는 180도 다른 질감의 ‘Shall We Dance?’를 연이어 디지털 싱글로 공개했고, 예정됐던 새 음반 계획까지 두 세 차례 미루며 고민의 나날을 보냈다.

무엇보다 작업의 과정부터 과거와 달라지게 됐다. 보컬 이원석 중심의 송라이팅과 손에 익은 편곡 스타일에서 벗어나 네 멤버 모두의 작품들을 공히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고, 편곡과 믹싱 전반에 걸쳐 다양한 레퍼런스와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그 결과 전작들과 비교해 공식에 입각한 작법이나 단번에 귀를 사로 잡을 수 있는 달콤함은 조금 내려놓고, 내면의 철학들과 과감한 시도들을 담게 되면서 보다 완숙한 음악적 성취를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3집 [SPACEenSUM]은 어쩌면 멤버 스스로가 그토록 고대하던 완성형 데이브레이크 음악의 시작점일 것이다.

이러한 멤버 전원의 적극적인 동기부여는 디지털 싱글, 인스턴트 뮤직 등 즉흥적인 소리들로 채워진 작금의 트렌드와 달리 앨범(=작품)이라는 완성체에 무게를 두게 됐고, 그 결과 왕성한 창작열을 기반으로 러닝타임 55분, 13곡이라는 흔치 않은 구성까지 이르게 됐다(심지어 작업된 일부 곡은 본작의 컨셉에 맞지 않아 수록하지 않았으며 추후 별도 발표하기로 했다).

한층 확장된 음악적 스펙트럼, 복합적이고 촘촘해진 연주 패턴, 심연을 깊숙이 파고 드는 은근한 여운까지 13곡의 공간(SPACE)과 합(SUM)의 이야기는 이렇게 완성됐다.

 

데이브레이크(DAYBREAK) - SILLY Official MV

*SILLY: 어쩌면 바보 같이 보일지 몰라도, 순수하고 솔직한 우리들의 이야기 고백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소심한 남자(혹은 여자)의 디테일한 심리상태를 묘사한 타이틀곡 ‘SILLY’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내 친구의 이야기다.

데이브레이크 특유의 스윗한 로맨스를 느낄 수 있는 이 곡은 전작 ‘팝콘’에서 보여주었던 소심한 남자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사랑 고백을 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수단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문자로 고백하기’, 그러나 그렇게밖에 고백할 수 없었던 소심한 누군가의 모습은 문자를 썼다 지웠다 반복하고 친구들한테 보여주고 검사 받는 일상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소울과 모던록의 절묘한 어프로치, 거기에 후반부를 고조시키는 빈티지한 스트링 첨가는 마치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의 초기작들을 연상시킨다.

기존 데이브레이크의 화려한 편곡 패턴에서 벗어난 미디엄 템포의 심플한 팝 넘버 ‘회전목마’는 헤어짐을 앞둔 연인 혹은 끝도 없이 맴도는 소통의 부재를 투영한 곡.

 

데이브레이크(daybreak) - 회전목마 (Acoustic Live)

 

피닉스(Phoenix)나 타히티 80(Tahiti 80)로 대표되는 프렌치 밴드들의 공간감 넘치는 사운드를 접목했으며, 보컬이 아닌 기타 리프가 주 테마를 이루고 있다.

꿈을 잃은 청춘들에게 전하는 송가 ‘두 개의 심장’은 자칭 축빠인 데이브레이크의 취향이 물씬 묻어난 곡으로, 지극히 평범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로서 인정 받은 박지성에 대한 헌정의 의미이기도 하다.

 

The ebs space_832회_데이브레이크 - 두 개의 심장

두 곡 모두 칵스(THE KOXX)의 사론, SHAUN이 프로그래밍에 참여했다. ‘오랜만에’는 지나간 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얘기한 곡이다. 건조한 듯 절제된 보컬과 드라마틱한 스트링 편곡이 허무한 감정선을 더욱 절절하게 배가시킨다.

8분의 7박자라는 익숙하지 않은 리듬의 ‘da capo’(다카포)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음악 용어로, 미완의 상태로 결국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을 이야기한 곡.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정유종의 멋진 프레이즈가 돋보인다.

‘내려놓다’는 데이브레이크가 처음 선보이는 블루지한 코드 진행의 바운스가 있는 곡으로, 브라스와 보컬 멜로디로 대비되는 대선율 두 개가 주고 받는 것과 후렴구, 뮤트 트럼펫의 체념하는 듯한 감성적인 솔로 연주가 감상 포인트이다.

어느 날 공연 대기실에서 즉흥 연주로 장난스레 만들어진 ‘담담하게’는 데이브레이크가 지금껏 만들어온 음악 중 가장 심플한 편성과 구성의 어쿠스틱 넘버.

이번 3집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밝은 색채를 지닌 ‘Sunny Sunny’는 코믹한 가사와 유려한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곡으로 녹음 당시부터 팬들과 함께 할 가벼운 안무를 고려했을 정도로 기존 데이브레이크 마니아들에게는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멤버 네 명의 연주력에 철저히 기댄 ‘모노 트레인’은 변화무쌍한 코드 진행과 섹션들이 가득 찬 팝 넘버로 공연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067회 데이브레이크 - Sunny Sunny

꿈과 삶, 사랑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토대로 몽환적인 사운드를 접목한 ‘My Dream, My Life, My Love’는 본작 중 가장 실험적인 면모가 부각됐을 뿐 아니라 멤버들 역시 애착을 갖고 있는 곡이다. 꿈을 이루지 못했을 때의 처절함, 삶에서 죽음을 직면했을 때의 절박함, 버림받은 사랑에 대한 원망, 그리고 희망을 반복적인 리듬과 멜로디로 풀어냈으며, 병렬 형식의 구조에 점층적인 사운드 확장이 돋보이다.

펑키(Funky)한 리듬 위에 고난위도의 연주 스킬들을 여과 없이 발산하는 ‘Tap Dance’는 이전 발표됐던 ‘Urban Life Style’, ‘Fantasy’ 등과 맥을 이어가는 트랙. 탭 댄스의 역동적인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어 브라스까지 포함된 변화무쌍한 연주로 그려냈다.

데이브레이크 3집 [SPACEenSUM]은 서정적인 삶의 이야기들을 소재로 다양한 기법과 발상을 더해 표현한 작품으로 11곡의 신곡과 더불어 지난해 디지털 싱글로 공개된 ‘Mr. Rolling Stone’, ‘Shall We Dance?’까지 총 13곡을 수록하고 있다.

 

Daybreak - Mr. Rolling Stone

※ 이 음반은 '오늘의 뮤직'의 2012년 5월 1주 '이 주의 발견 - 국내'로 선정되었습니다.

선정위원들의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 김고금평 – ★★★★ 듣는 순간 '뻑'가게 하려고 음반을 라이브처럼 만들었다.

생생한 연주와 감칠맛 넘치는 보컬이 '눈'에 선하다.

이경준 – ★★★ 동일률을 적용할 수 있다면 여전히 데이브레이크는 데이브레이크고 그들의 음악을 한다.

과잉 없는 감성적 팝의 매끄러움.

김원석 – ★★★☆ 퓨전 스타일의 어반한 감성, 다양한 층을 포용할 수 있는 한결 더 친근해진 표현방식.

김작가 – ★★★☆ 외부로부터의 혁신보다는 내부로부터의 발전을 꾀하여 한 걸음 더 나아가는데 성공했다.

최지호 – ★★★ 90년대 발라드부터 댄서블 트랜디 록까지 못하는게 별로 없는.

[오늘의 뮤직 네티즌 선정위원단] 김정호 – ★★★☆ 그들의 장기인 달달함의 긍정적인 발전 방향

김동인 – ★★★ 자신들이 어떤 시장으로 진입하려는지, 그 욕망이 선명하게 드러난 앨범.

신인모 – ★★★★ 언제 어디에서 들어도 귀에 부드럽게 꽂힐 것만 같은 앨범.

유성은 – ★★☆  패기 보다는 원숙함이 느껴지는 새로운 단계로의 첫걸음

박이슬 – ★★★☆  '차분히 쌓아온 내공'이란것은 이런것인 듯. 요란하지 않아도 멋지다.

VIBE Comment<김정위/ 출처 : 네이버 뮤직 - 이주의 발견> 데이브레이크는 웰메이드 팝으로 대표되는 뮤지션들의 노선에서 밴드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져 더욱 보기 좋은 그림을 완성하고 있다.

이 앨범은 그런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이를 어떤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는가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현재 데이브레이크의 가장 두드러진 색깔로 인정되고 있는 적당히 신이 나면서 세련된 팝 음악부터 고즈넉이 감상할 수 있는 곡까지 두루 갖추고 있으며 이를 하나로 응집시키는 밴드의 능력 또한 수려하다.

대중적인 냄새가 나지만 영혼만은 팔지 않은 것 같은 고집과 밴드의 순수성이 묻어나 그냥 이대로여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좋은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데이브레이크의 앨범과 함께하시길.

<전문가 리뷰/ 출처 : 네이버 뮤직 - 이주의 발견> <이 리뷰는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김작가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세 번째 앨범 [3집 SPACEenSUM]은 전략은 유지하되, 전술에 있어서의 다변화를 꾀한 작품이다. 그들이 비록 모던록이라는 막연한 틀로 분류되긴 하지만, 이 앨범을 곰곰이 뜯어 보면 '밴드 음악'이지 특정 장르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

즉, 음악 생산 공동체로서의 틀 안에서 다양한 표현을 시도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 다양한 표현, 이야말로 이 앨범에 붙일 수 있는 태그다.

첫 곡 '두 개의 심장'은 데이브레이크의 이름을 알리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한 '좋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칵스의 션과 샤론이 프로그래밍을 맡아 일렉트로닉한 비트를 입힘으로써 보다 젊은 에너지를 장착시켰다.

시작부터 끝까지 줄곧 고양감을 내려놓지 않는, 새 앨범의 자신감을 대변하는 곡이다.

두 번째 곡이자 타이틀이기도 한 'SILLY'부터 앨범의 중간에 이르기까지, 첫 곡에서 보여줬던 속도감은 대폭 줄어든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건 충분한 작곡과 레코딩 경험에서 기반한 풍성한 편곡과 세밀한 표현들이다.

섬세한 연주와 무리하지 않는 보컬을 바탕으로 스트링과 어쿠스틱, 그리고 클린 톤 사운드로 그들은 한결 원숙하게 웰 메이드 팝의 감성과 퀄리티를 표현한다.

특히 '회전목마'에서의 다양한 리듬 패턴과 기타 사운드, 유려한 멜로디의 조화는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구성을 한결 끌어올린다. 연주자로서 데이브레이크의 능력을 보여주는 트랙이다.

앨범 전반부의 조력자가 스트링이었다면 후반부에서는 브라스다.

'Sunny Sunny' 'Tap Dance' '내려놓다'등에서 사운드의 메이크 업을 담당하는 이 브라스는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적 다양성을 한결 잘 보여주는 요소다. 그들의 음악은 데뷔 때부터 순혈의 록보다는 훵크의 그루부를 많이 담고 있었는데, 이런 트랙들은 스윙, 빅 밴드 사운드등에 대한 욕심을 엿보이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을 통해 데이브레이크는 그들의 욕망이 특정 좌표가 아닌 광범위한 섹터에 걸쳐 있음을 드러낸다.

여러 방향의 편곡과 작법들을 통해, 지난 앨범들에 비해 그 욕망의 색깔은 더 선명해졌고 탄착률 역시 높아졌다.

그들의 기존 팬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일테고, 그들이 발딛고 있는 지형에서도 위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떤 전범이 됐던 뮤지션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깃발이 그들에게 있는지, 아직 데이브레이크는 입증하지 못한다.

한국 대중음악의, 일종의 중간지대에서 그들이 양쪽 어디로든 보다 강력한 행보를 보이기 위해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일 것이다. 확장에 능한 팀이라면 변화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네티즌 리뷰/ 출처 : 네이버 뮤직 - 이주의 발견> <이 리뷰는 오늘의 뮤직 네티즌 선정위원 김동인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이 앨범에서 각 싱글들의 어떤 '맛'은 훨씬 진해졌다. 여전히 어떤 대중적인 코드를 놓지 않지만, 동시에 그 바탕 위에서 자유롭게 자신들의 방식대로 채색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들도 엿보이는데, '페퍼톤즈'의 사운드가 떠오르는 '모노 트레인'의 코드 변환이나 '두 개의 심장'의 경쾌한 드라이브, 'My Dream, My Life, My Love'의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각각의 곡의 생명력이 전보다 훨씬 강하게 펄떡거린다.

탄탄한 싱글의 나열 앞에서 이들의 선택이 웰메이드 팝을 지향한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상대적으로 평이한 특성을 지닌 이원석의 보컬도 위치 선정을 잘한 느낌이다.

강하게 내지르는 대신 곡 위에서 안정적으로 발을 디디고 있다. 각각의 곡 속에서 팀워크,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조율이 매끄럽다.

비교적 'de capo'나 'Sunny Sunny'같은 곡은 다소 색이 옅긴 하지만, 그 외의 곡들은 싱글로만 놓고 보았을 때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다.

그러나 [3집 SPACEenSUM]이 데이브레이크가 앞으로 지향할 지점을 선명하게 제시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앨범 내 싱글들의 스펙트럼은 넓어졌지만, 각 싱글들이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어떤 공간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보긴 어렵다. 앨범 제목에서 'SUM'이 의미하는 것은 수치적인 합에 그친다.

즉, 곡의 다양성과 각각의 곡이 지닌 탄탄함이 밴드 역량의 '총합'을 늘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조합을 통해 더 큰 존재감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다다르지 못 한 셈이다.

도리어 이 '총합'의 모호한 색채 때문에 각각의 곡에서는 작업 시 참고했을 법한 레퍼런스들이 강하게 떠오른다.

그래서 독자적인 영역, 앨범 전체를 통해 ‘데이브레이크는 이런 음악을 한다’고 강조할 만한 결과는 오히려 흐릿하다.

[3집 SPACEenSUM]은 오히려 어떤 '시장지향성'이 더 두드러지는 앨범이다.

앞서 말한 좋은 팝을 원하는 수요층을 위한 음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러나 정작 밴드가 이 수요층을 노리는 음악이 점점 더 많아지는 상황 속에서 차별화 된 자신들의 영역을 선명하게 확보하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가령 비슷한 영역에서 자기 스타일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데 성공한(더 좋은 곡을 만든다기 보다는 자신의 색채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노리플라이'나 '브로콜리너마저', '디어클라우드', '보드카레인' 등과는 여전히 차이를 지니고 있다.

넓게 공간과 소리와 영역을 넘나들지만 그것만으로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오히려 어떤 시장에서 어떻게 소비되기를 바라는지가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사랑받고자 하는 것, 대중적인 자기위치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대중음악 전반과 시장 전반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기는 어려운 앨범이다.

<수록곡>

1 두 개의 심장
2 SILLY
3 회전목마
4 오랜만에
5 da capo
6 담담하게
7 Sunny Sunny
8 모노 트레인
9 My Dream, My Life, My Love
10 Tap Dance
11 내려놓다
12 Mr. Rolling Stone (Bonus Track)
13 Shall We Dance? (Bonus Track)

 

발매일 201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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